3 - Camouflage
3 - Camouflage
* *
작고 조용한 방안, 일렬로 선 조직원들 앞에 서서 재희는 무언가 설명하고 있었다.
“조만간, 이수하가 날 노리고 올 거다.”
“이..수하..라면..? 킬러 아닙니까?”
“그래, 이 바닥 사람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의 놈이지.”
“…그…그럼..?”
“아니, 내 걱정은 필요 없다. 니들이 할 일은 그 새끼를 잡아다가 밟아주기만 하면 되는 거다. 물론, 그냥 밟아서는 안되지. 요즘 니들 놀아는 봤나?”
재희의 말에 방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조용히 하고. 알면 이만 해산.”
조직원들은 조용히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것으로 대답을 마치고 방을 나갔다.
그들이 방 밖으로 나간 것을 확인한 재희는 전화기를 손에 들었다.
"13번 연결해줘."
“네. 알겠습니다.”
한참의 착신음 뒤로 가느다란 미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신지요?”
“나 신일의 김재희요. 지금 당장 좀 봤으면 하는데.”
“그러지요.”
똑똑-.
“13번입니다.”
“들어와도 좋소.”
허락이 떨어지자, 문이 열리며 훤칠한 키의 남자가 방으로 들어왔다.
"무슨 용무신지요?”
"이 메모대로 민세준에게 연락 좀 넣어 주었으면 하는데. 해줄 수 있겠소?"
남자는 재희가 건넨 메모를 받아 한번 훑어보고는 피식 웃으며 물었다.
“재미있는 일을 꾸미시나 보군요.”
“……”
“알겠습니다.”
건물을 빠져 나온 남자는 주차장에 세워둔 자신의 차 문을 열며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
“민세준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조커입니다.”
“아…. 13번…. 그런데 무슨 일로?”
“이수하에게 의뢰를 좀 걸어주셨으면 해서요.제가 직접 걸고 싶지만, 그는 당신에게 밖에 의뢰를 받지 않는다 들었습니다.”
“..잠시만.”
잠시간의 침묵 후 세준이 말을 이었다.
“말씀하시죠.”
“기한은 일주일. 타겟은 신일회의 김재희. 보수는 커미션 제외 1억. 클리너는 의뢰 측에서 대겠다고 했습니다.”
“흠..”
“...뭐 잘못된 거라도?”
"누가 건 의뢴지 알 수 있을까요?"
"의뢰인에 대한 건 밝힐 수 없습니다. 곤란해요."
"...뭐, 이 쪽의 철칙이기도 하니. 알았습니다. 걸어두죠. 대신 보수는 알아서 챙겨주시길."
"제가 이런 일 한두 번 하는 것도 아니고 왜 이러십니까."
"믿고 맡아두죠."
철컥-
전화를 끊은 세준은 뭔가 좋지 않은 예감에 곰곰이 생각했다. 언뜻 스치는 불길한 예감.
게다가 조커의 의로. 13번 조커는 재미있는 일이 아니면 움직이지 않기로 유명한 남자. 그가 청부일과 정보원을 하는 이유는 다 즐겁기 때문이라고 한다. 1억에 커미션 제외. 클리너까지. 괜찮은 조건이긴 한데. 그 조커의 의뢰라…
한참을 생각한 세준은 전화기를 들었다.
뚜르르-뚜르르르-
“네, 이수하입니다.”
수화기 너머로 수하의, 조금 낮은 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 세준이다.”
“아, 형! 왜요?”
세준은 밝게 들리는 수하의 목소리에 잠시 망설이다 말을 이었다.
“일…이다..”
“으음- 형은 일 아니면 나한테 전화 할 일이 없는 거예요?”
수하의 볼멘 소리에 세준은 헛기침을 하며 말을 이었다.
“아아…사설은 관두고. 지금 어디지?”
“아, 응… 끝났어요. 방금. 형, 집이면 집으로 가도 되요?”
“지금 어디야? 가까이 있나?”
“음..조금 먼데요- 여기가 수유니까..음..”
“그래? 그럼 커피라도 마시면서 기다려. 곧 갈게.”
“예에??”
뚜- 뚜- 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