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love and hatred
2 - love and hatred
* *
콰앙-.
“죽여버릴 거야-.”
반듯한 검은 정장에 잘 빗어 넘긴 건장한 체구의 청년이 이를 갈며 원목의 책상을 내려치고 있었다. 순간 그의 앞의 방문이 열리며 그와 같이 검은 정장을 걸친 사내가 뛰어 들어왔다.
“형님, 무슨 일이십니까.”
사내의 물음에 청년은 돌아보지도 않은 채 버럭 소리를 질렀다.
“누가 멋대로 들어와도 좋다고 했지?”
“죄..죄송합니다.”
청년의 호통에 그 보다 덩치는 더 커 보이는 사내가 움찔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그를 비춰 역광을 만들어 주고 있었고, 그런 그를 바라보는 사내의 표정은 마치 딱딱한 석상인양 경직되어 있었다. 창 밖을 내다 보던 청년은 이내 뒤를 돌아보고는 사내에게 물었다.
“그 놈.. 이수하의 근황은 어떻지?”
“..그..그게..”
말을 더듬는 사내의 옆 머리로 재떨이가 스쳐 날아가 저만치에서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박살이 났다.
“분명. 말했을 텐데? 그 녀석의 동향을 잘 살피라고.”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는 말 밖에는 할 줄 모르나?”
청년의 추궁에 사내는 꾸벅 고개를 숙이고는 바닥만 쳐다보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녀석에게는 보스의 행동원들이 알게 모르게 보호하고 있어서..접근하기가…”
사내의 말에 청년은 자지러지게 웃기 시작했다.
“아하하하하하하…뭐? 이 바닥에서 잘나간다는 킬러가 조직의 보호를 받는다? 웃기는군. 보스는 그 녀석을 우리 쪽으로 영입이라도 하겠다는 건가?”
“그건……아니지만…저…”
“뭐지?”
사내는 우물쭈물 말하길 망설이고 있었다.
“이수하는 보스의……그…같습니다만…”
“그?”
“그..그거 말입니다..”
사내는 쩔쩔매다가 새끼손가락 하나를 내보였다.
“뭔지 알겠군. 그거 확실한가?”
“미행하는 애들 눈으로 본 거니까, 제가 아는 데는 한계가 있겠지만……”
“그러니까. 새끼가. 우리 보스와 그렇고 그렇다. 이건가?”
“…. 예…”
“하하…이것 봐라…새끼가 어디다 꼬릴 쳐? 암만 미쳤어도 상대를 봐가면서 해야지. 그것도 사내새끼가 말야.”
청년은 시니컬한 미소를 지으며 담배에 불을 붙였다.
“김재희.”
“예.”
“네 밑의 애들 풀어서 그 자식 좀 밟아놔.”
“……”
“왜 대답이 없지? 보스가 두려운가? 아님 나 최준기가 만만한가? 뒷일은 내가 책임진다. 그 자식 다시 일어설수도 없게 만들어놔. 알았나?”
“...예.”
“알아 들었음 나가봐.”
“예, 쉬십시오. 형님.”
재희는 꾸벅 인사를 하고는 돌아서 방을 나갔다. 그의 뒷모습을 보며 준기는 하얀 담배연기를 내뱉었다. 오늘 따라 느껴지는 담배의 향은 씁쓸했다. 아주 씁쓸하다 못해 이 기분을 감출 수 없을 것 같아 두렵기까지 했다. 속에서 뭔가 울컥하는 것이 그를 괴롭혔다.
‘..마음에 안 들어. 망할 자식..보스는…그 분은…내 거다..바라보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존재지만. 오래 전부터 그래왔고 앞으로도 영원히 나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