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 Pr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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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 새벽.. 비는 그칠 줄 모르고 내렸다.
마치.. 그 녀석의 눈물이라도 되는 양...
따르르르르릉-.
아침 무렵 갑자기 걸려온 전화에 세준은 화들짝 놀라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수화기 건너에선 떨리는 듯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처음 듣는 목소리.
"저..민
"맞습니다만..실례지만 누구신지..?"
"저...여기 강남 성모병원인데요. 어떤 분이 병원에 실려와서..핸드폰에 저장 된 게..그 번호 뿐이라.."
"예??"
여성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세준은 반문했다.
혼란스러운 와중에 좋지 않은 예감이 뇌리를 스쳐갔다.
혹시...혹시....녀석..은..아니겠지..?
"어떤 분의 신고로 실려왔습니다만.."
"예. 지...지금 가겠습니다.."
세준의 손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아닐 거라 몇 번이고 되뇌며, 급한 마음에 입고 있던 옷에 코트만 걸치고 병원으로 향했다.
제발 그가 아니길 바라며...
* *
"헉...헉..."
가쁜 숨을 몰아 쉬며 세준은 병원으로 뛰어들어갔다.
창구에서 업무를 보던 간호사가 일어나 물었다.
"혹시
“예..에..”
세준이 대답하자, 간호사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한쪽 방향을 가리켰다.
"저 쪽이 응급실이에요.."
세준은 간호사의 음성을 뒤로하고 응급실로 달렸다.
무거운 응급실의 문을 열며 세준은 그가 아는 그 녀석이 아니길 간절히 빌었다.
하지만, 문을 연 그 앞엔 하얀 침대에 누워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잠든 수하가 보였다.
차마 바라볼 수 없게.. 부서질것 같은 모습으로...
마치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깨질 것 같은 유리인형 같았다.
세준은 침대 쪽으로 다가가 떨리는 손으로 수하의 얼굴을 쓸었다.
얼음같이 차가운 피부...
흡사 죽어버린 듯한...
"괜...찮..은거지...? 그런..거지..?"
세준의 눈에서 투명한 물방울이 방울 져서 떨어져 내렸다.
거짓말 이길..이것이 환상 이길 바랬지만, 그것은 엄연한 현실이었다. 속이 타 들어가는 듯 목이 말랐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난감했기에 그저 창백한 얼굴을 쓸어주는 것으로 하고 싶은 말을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