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서태지를 너무 띄워주지 마세요!
2zy
2008. 8. 6. 12:44
* 지극히 주관적인 입장에서 쓰여졌을 뿐, 특정인을 까거나 폄하하는 의도는 없습니다.
저 또한 이번 8집 싱글을 구매했고, 팬으로써 그분의 컴백을 환영합니다.
"서태지는 서태지일 뿐이다."
논쟁의 시작이 있기도 전에 친구인 모씨와 나눈대화의 핵심이다.
8집을 기다리며, 컴백을 기다리며, 팬인 그와 나는 그의 귀환이 반가움과 동시에 조심스럽기도 했다.
새로 가지고 올 앨범의 내용이 어떨지, 티저영상을 보며 하루하루 기대되곤 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술렁거리는 온라인의 모습에,
이번엔 조용히 넘어갈까-싸움없는 성숙한 모습을 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있기도 했다.
ETP도 가고싶고, 그의 콘서트도 물론 가고싶다.
나는 그의 노래가 좋고, 그를 좋아하는 한사람의 팬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과도한 우상화-이건 조금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지금, 문화의 상징도, 문화대통령도, 정상의 가수도 그 무엇도 아니다.
어느 호칭도, 그 무엇도 그를 얽어맬 수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뭐라 그래도, 그는 서태지. 그 뿐이다.
그가 그렇게 말한 것(원한 것)이라기보다 팬들이, 문화가, 매체가, 대중이 그를 그 틀 안에 끼워 넣었을 뿐이 아닌가.
어떤 사람이건, 그 사람을 틀안에 매어넣기 시작하면 그 이상 변하기 힘들다.
좀 과한말일 수도 있지만, 흐르는 물을 가두어두면 그 물은 점점 변하기 마련이다.
그것도 좋지 않은 방향으로.
하물며, 어떤방향으로 튈지 모르는 사람을 매우 견고한 타이틀 안에 매어넣는다면 어떨까.
그 타이틀에 맞추려고 노력하거나, 안주하거나- 그 뿐 아닌가.
그는 변하기에 너무도 많이왔다.
30대 후반. 다른사람은 본인의 음악세계는 잠시 접어두고, 후진양성에 힘쓸나이.
하지만 그는 지금 한참 아래의 후배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무대위에 있다.
...그것이 언제까지 가능할까.
물론 서태지는 서태지이다.
굳이 다른 사람과 비교할 필요가 없고, 그의 힘을 무시할 수는 없다.
또, 그의 팬들은 연령대가 높고, 탄탄한 층을 이루고 있기에 쉽사리 무너지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탄탄한 층을 이룬 팬들이, 그의 변화를 막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본다.
다른 가수들의 경우, 곡하나 낸다고, 앨범하나낸다고, 매스컴의 주목까지 받지않는다.
컴백무대를 갖는다고 이러한 고도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
그의 행동거지 하나하나에 다수의 이목이 쏠린다.
다른 사람들은 음반을, 음원을 팔기 위해, 대중의, 팬들의 성향을 살피고, 트렌드 분석에 열을 올린다.
그래서 쉽사리 음악 스타일을 바꾸거나,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하기 힘들다.
반면, 서태지는 다르다.
무엇을 해도, 그의 이름을 걸고 나오면, "서태지니까." 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트렌드를 신경쓸 필요도, 팬들의 성향을 신경쓸 필요도 없다.
그가 내놓으면, 팬들에겐 그것이 성향이요, 트렌드가 되거든.
그래서 그런지, 그의 음악은 어느 순간부터, 자아중심적인 자신만의 것이 많다.
이번 앨범을 놓고 보면, 기존 7집에 비해, 대중친화적인 8집 싱글 모아이는 확실히, 더 듣기에 좋았다.
편안히 들을 수 있었고, 기대만큼 만족감을 주었다.
미스터리 서클, UFO. 이런 마케팅은 신선해서, 그 다워서 좋았다.
계속 듣고있어도 좋은 노래다.
그렇지만 거기까지다.
무언가 예전의 시대유감, 교실이데아와 같은 임펙트는 없다.
자신을 노래하고, 자신의 자아에서 나온 노래.
예전과 같이 시대의 아픔을 노래하고, 대중의 간지러운 부분을 긁어주던-그렇게 대중을 공감케 하는 임펙트는 없다.
그리고 한사람의 팬으로써, 그가 틀을 깨고 변하길 원한다.
그 때의 임펙트를, 시대를 노래하던 그가 그립다.
그를 얽매려 들지 말자.
그를 과도하게 띄워주지 말자.
더 늦기전에 그가 변하게 돕는 것이 팬으로써, 진정한 선물이 아닐지싶다.